2차세미나 제5주제발제 생태계와 문화의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절 불사 : 조경만(목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홍선기/김재은(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 > 중창불사 문서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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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미나 제5주제발제 생태계와 문화의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절 불사 : 조경만(목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홍선기/김재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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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4-18 19:47 조회2,3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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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상사 절 불사, 어떻게 하면 좋을까 2


생태계와 문화의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절 불사

조경만(목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홍선기‧김재은(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


1. 공간과 사물의 세계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고 있는 자연은 지형적 ․ 물리적 공간들과 그 속에 존재하는 동식물 ․ 무생물 등의 자연물들로 구성되며, 이것들 중 일부가 사람의 생활공간과 사물들을 이룬다. 사람이 만나는 자연은 단지 순리에 따라 적응할 뿐인 대상이건 적극적으로 변형시키는 대상이건 사람의 의미세계 속으로 들어와 존재하는 자연이다. 사람의 의미세계 속에 들어 와 존재하는 자연은 사람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의 문화에 따라 달리 규정되고 가치가 매겨지는 자연이다. 사람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의 문화에 따라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연을 재해석한다. 환경론자 데이비드 페퍼(D. Pepper)는 사람이 자연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재해석할 때 개재시키는 한 시대, 한 사회의 문화적 가정들(assumptions)을 문화적 여과장치(cultural filter)라 부른다. 여기서 문화적 여과장치란 ‘개인이나 한 세대 전체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가정들’, ‘토속적 가정들이나 지적(知的)인 습관들’이다. 페퍼에 의하면, 인간이 자연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취하는 행위도 문화적 여과장치를 거치게 된다. 요약하면 사람이 자연에 대해 인식을 하고, 행위를 취할 때, 있는 그대로의 객체적인 자연이 그의 인식과정에 들어오고, 여느 동물들과 마찬가지의 자연적 본능에만 따르는 행위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여과장치를 거쳐 인식을 하며 행위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2. 물리적, 기계적 세계관에서 유기적이고 창출적인 세계관으로
 
아직은 사람들은 획일적 거대 개발에 의해 주어지는 기계적 쾌적성과 거대함에 대한 집착증과 획일적, 단순 복제적 문화 가치에 의해 욕구를 재단 당한다. 획일성에 다름없는 관광, 자연을 파괴하고 난 후 자연과 접하고 자연을 구가한다는 레저 공간, 중심에 대한 집착과 ‘위용’에 대한 집착이 어린 기념비적 거대 건축과 사물 등이 사람들의 욕구를 재단하고 특정한 방향으로 사고와 정서와 취향을 가져 갈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간혹 낡은 근대성의 획일화된 ‘발전’ 구도(構圖)로 인해 자기 욕구와의 모순을 겪거나 이를 거부하는 몸짓들을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 맹아(萌芽)가 전체적 변환을 일으켜 온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 몸짓들이 지금까지의 낡은 근대성을 넘어 공간과 사물의 새로운 문화로 전환을 일으킬 것임을 예측케 한다. 자연에서부터 인간의 성소(聖所)와 생활세계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문화적 여과장치에 의해 새로운 세계로 구성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과 공간, 사물들 간에 단순한 적응, 반응을 넘는 유기적 관계와 상징적 의미의 생성, 감응, 교섭 같은 것을 욕구하게 된다. 공간과 사물의 문화지형이 바뀌어 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물리적이고 기계적이며 객체적 실체로 대하고 그에 대해 순응하거나 혹은 ‘이에 대해 싸워서’ 또 다른 물리적, 기계적 문명을 창출하는 것을 발전으로 보는 낡은 근대성에서 벗어나게 된다. 

3. 불사를 통해 무엇을 추구하는 것일까?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사람들이 추구하는 ‘공간과 사물의 문화’는 과거처럼 거대한 산업단지, 생활단지, 물리적 구조물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작고 국지적이며 다양한 것들이 상호작용하고 복잡하게 살아 숨쉬면서, 비선형적이고 생성적이며 유연한 문화생산과 네트워크 형성이 일어날 것이다. 사실상 일찍이 20세기 초에 이러한 문화현상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개념도 제시된 바 있다. 북미 인류학자들이 조사한 문화중심들은 바로 이러한 특징을 띠운 것들이었다. 마치 가마솥에서 다양한 음식재료들이 서로 부대껴 가면서 부글부글 끓다가 음식이 생성되는 것처럼 다양한 문화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것을 생성시키는 곳이 문화중심이었고 발전 처소가 이러한 문화중심들이었다. 여기서 중심이라는 뜻은 열위에 있는 주변을 다스리는 중앙의 개념이 아니다. 곳곳에서 구체적이고 다양한 것들이 교류하며 세계를 유기적이고 탄력적으로 구성해 가는, 형성적이고 개방적인 세계의 상(相)을 보여주는 곳이다. 여기에 더하여 현대사회의 발전은 사람들이 공간과 사물과 경제를  단순히 효용론적 객체로 보지 않고 의미와 정체성의 기호까지 부여하며 인간 네트워크를 이루는 과정에서 성취된다.
불사를 논할 때 사람들은 단지 건축물, 탑, 불상 등의 물리적 조성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불사를 통해 믿음(信奉), 믿음의 힘, 세상 구원과 제도의 염원 등이 가시적으로 체현(體現)된 표상으로서의 공간과 사물을 생각하고, 그 표상이 현실세계에 대헤 이념적 유효성(efficacy)을 발휘할 것을 생각한다. 또한 인간이 의사(意思)의 영향력을 타자에게 미치는 일체의 행위와 제도와 상징을 정치라고 보며 인간생활의 모든 국면들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인류학의 정치 개념을 빌려서 볼 때 불사 또한 고도의 정치이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불사는 불당의 건축이건 탑의 조성이건 불상의 봉안이건 민(民)에 대해 불심의 영향력을 확산하고 민의 염력(念力)을 모으는 정치적 행위로서, 사회와 국가에 대한 정치적 위계 확인과 강화(强化) 기도(企圖)로서 존재해 왔다. 같은 종교적, 정치적 동기가 시대를 달리 하면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 현재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근래에 우리에게 익숙한 불사의 관념은 무엇일까? 세상의 문화가 달라지고 있는데 그에 대응할 앞으로의 불사는 무엇이어야 할까? 혹시 작금에 우리나라 사찰 곳곳에서 일어나는 불사는 지금까지의 우리나라의 근대성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공간과 사물의 거대함과 위용을 추구하는 획일적 관념, 장소의 역사적, 상징적, 지형적 특수성을 깨뜨리는 난개발의 단일문화(monoculture), 곳곳에서 유사하게 설정되는 불사 항목(item), 유사하게 제조되는 건축, 조경양식과 재료들, 지역사회와 지역자연 속으로의 소통과 분산을 차단하는 중심 지향적이고 집적적인 공간 관념 같은 것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한 불사를 통해 추구하는 믿음, 믿음의 힘, 세상 구제와 제도의 염원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며, 과연 사찰마다 어떠한 전통적 혹은 새로운 신념, 대중과의 관계 등이 어떠한 불사 항목과 양식으로 체현되기를 기도(企圖)하였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불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이 시대, 이 세상에 내보냈는가? 

4. 불사- 세상의 모든 일이, 온 세상 전체가 불사이기를

아마존 상류의 아쳐 지바로족(The Archur Jivaro)은 대부분의 동물과 식물들을 자기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persons)로 취급한다. 동식물들은 인간세계의 사회적 행동 규칙을 따르며 인간과의 관계 연망 속에 들어온다. 사냥감이 되는 동물들은 남자편의 친족원으로 경작되는 식물들은 여자편의 친족원으로 취급된다. 같은 아마존 상류지역의 마쿠나(Makuna)족은 인간을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로 이루어진 광범한 공동체 속에 살아가는 한가지 구성원으로 본다. 이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은 같은 행위규칙들을 따르며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동식물을 잘 대하는 것이 곧 자신들과 자기 사회를 잘 대하는 길이 될 것이다. 동식물과 인간은 모두 함께 친족관계와 공동체의 체현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체현으로서의 동식물을 잘 대하는 것이 이들 염력(念力)의 발휘이며,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정치일 것이다. 우리 불교의 용법으로 말하자면 사찰의 불사와 같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일상적 공간과 사물의 예를 보자. 자연생태계, 농토, 농촌, 도시, 사람들의 문화활동 처소, 이러한 곳들에서 생산되거나 유통되는 물건들도 일상적 공간과 사물의 예이다. 불과 20년 전을 돌이켜 보면 생태계라는 단어는 어려운 학술 용어였다. 숲과 사람의 관계, 갯벌과 사람의 관계, 강과 인간 등등의 개념들은 일부 환경주의자들이 외치는 이상(理想)에 불과했다. 작은 자연생태계와 인간 공동체, 농업생태계와 인간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늘날과 같은 유기농업을 매개로 한 국지적 농촌-도시 연망, 생활협동조합을 비롯하여 일반 시장경제의 망을 벗어난 유통-문화의 연망, 작은 대안학교와 새로운 거주지, 예전 같으면 문화적 주변이라고 취급되었을 곳들에서의 다양한 문화 송신과 수신, 탈중심적 주체들의 지역문화 생산 움직임 같은 것은 찾기 어려웠다. 있다 하더라도 이들의 존속 가능성을 믿었던 사람들은 드물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작고 신자유주의의 시장경제와 물화된 가치에 밀린다는 우려도 적지 않지만 20년 전과 비교할 때 과연 그렇게만 볼 수 있을까? 이미 대중의 통념 속에서 결코 낯설지 않은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가? 사람들의 욕구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자연적, 문화적, 사회적 공간이 새롭게 전개될 것 같다. 한군데 중심에서 모든 것들을 집적시키고, 다른 주변들을 끌어들이는 관계가 아니라 분산적이고 탈중심적인 주체들이 커다란 관계의 그물을 형성하고 그물 곳곳의 결절(結節)들에서 사람들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공간은 고착적이고 불변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생태학적, 문화적 관계 변동에 반응하면서 탄력적으로 재창조된다. 불사가 이렇듯 편재한 각곳의 공간들에 깃들 때 비로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불사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처럼 물리적 조형물에 고착되지 않고 불교다운 자연-인간의 관계, 인간의 사회적, 문화적 관계를 구현할 물성(物性)을 찾으면 되는 것 아닐까?  삼라만상의 변화무쌍한 존재들이 가진 상대적 가치들을 인정하고 그 상대적인 것들이 조화롭게 연망을 이루어 전체성, 전일성(全一性, holism)을 구현하며, 전일성 속에서 다시 새로운 물성(物)과 새로운 관계가 생성되는 창발의 세계가 구현되기를. 세상의 모든 일이 불사이기를. 온 세상이 불사이기를. 

5. 실상사의 불사: 인간, 자연, 문화가 소통하는 공간

-농가마당과 같이 실질이 살아 움직이는 사찰
-사찰의 작은 풀숲에서 농토와 마을과 지리산 산자락까지
-연망과 교류 속의 불사를

1) 사람. 자연. 문화의 조화로운 공존공생(共存共生)의 장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사찰이 산 속에 위치한 반면 실상사는 경작지나 농가 주변에 위치해 있으므로 인간의 삶과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상사는 마을과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의 핵심이다.

2) 사찰 공간 : 모자이크 생태계의 창조 공간으로 승화
주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찰 공간으로 관리해야 한다.
주변이 조망이 좋기 때문에 높은 건물을 세우면 주변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신라시대부터 내려오는 고찰의 이미지가 강하고 현대의 화려한 단청을 칠하는 않는 것이 오히려 고찰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


① 일반적 사찰의 지형적 위치 모식도

② 실상사 경관의 조화


<그림 1> 왼쪽 : 실상사 극락전 근처, 오른쪽 위: 광대수염,
          오른쪽 아래: 벌깨덩굴

③ 실상사의 식물상
식물 종 리스트(실상사 내부 극락전 근처 풀밭의 식물상, 2×2㎡)
으름덩굴, 광대수염, 갈퀴꼭두서니, 사위질빵, 갈퀴덩굴, 애기나리, 느티나무, 국수나무, 양지꽃, 흰제비꽃, 담쟁이덩굴, 주름조개풀, 산초나무, 둥굴레, 산박하, 새콩, 말나리, 꼭두서니, 청미래덩굴, 처녀치마, 고마리, 쇠별꽃, 기름나물, 바디나물, 산딸기, 고추나무, 솔나물, 기름새, 뚝갈, 으아리, 산수유, 고사리과 sp, 신갈나무, 짚신나물, 낚시제비, 꽃제비, 꽃얼레지, 머위, 칡, 멍석딸기

3) 소통과 순환의 사찰
생태와 문화가 소통하는 사찰
생태 네트워크 조성 : 단절된 생태계 복원
사찰 생태계의 체험 : 주변 맨발 걷기
사찰 주변 하천을 활용한 수변 공간의 확대
4) 생물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
사찰의 다양한 생물은 생명의 중요성을 알리는 생명문화 운동의 자원
식물과 곤충상을 이용한 생태 관찰 : 문화생물학

5) 사찰 생태계의 활용
계절별 식물 관찰 및 생태 탐방로 조성(소나무 숲, 하천 생태계)
사찰 주변 농사체험
템플스테이와 지리산 생태 탐방, 자연 체험(지리산의 다른 사찰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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