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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세미나 주제 발표 - 실상사 불사의 구상(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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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8-09 17:28 조회2,4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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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발표(요약 -사진은 사진자료실 참조)

정기용 성균관대 건축과 석좌교수
조성룡 성균관대 건축과 석좌교수


 00. 서론

 성균관대학교 정기용이다. 이렇게 큰 인연이 되어 지난 1년 동안 실상사를 여러 번 내려오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제 그제 실상사 내려갈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었는데, 다시 4대강 유역을 정비한다는 말을 듣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사라진 일이 다시 솟아나고 또 다시 시작되는 거 같아서 불안하고 지금도 머리가 띵하고 오늘잘 견뎌낼 수 있을까 싶다. 실상사 불사도 중요하지만 저놈의 강 갖고 실랑이 하는 일을 종결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 정말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 예전에 도법스님께서 인간띠잇기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저와 안상수 선생님이 그 인간띠잇기에 내몰려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실상사불사를 인간띠잇기로부터 시작하면 안 되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만감이 교차한다.
 그렇지만 약속을 드렸으니 말씀을 드려보겠다. 실상사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실상사는 단순히 절이 아니라 어떤 신비로운 공기가 살아 숨쉬는, 생명력이 넘치는 곳 같다. 오늘 여러분들께 전달해드려야 할 분량이 만만치가 않다. 이걸 하나하나 꼬치꼬치 말씀드리고 싶은 생각도 있고, 슬금슬금 건너뛰면서 일을 많이 했다고 자랑하고도 싶고, 또 한편으로 뒤돌아보면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 이제야 뭔가 할 것을 생각할 게제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아마 마지막 말씀이 맞을 거다.
 건축원 학생들이 실상사와 산내면에 대해 열심히 자료수집과 현장조사를 하였고, 저희들도 오기 전에 여러 차례 미팅을 했다. 건축가들은 세상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계속 숙성시켜가면서 열매를 맺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그것을 하는 사람의 능력의 한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고, 그것을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실상사 불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도 건축하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실상사 불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씀드려야 하겠다. 그래야 나머지 내용들이 여러분들께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축가를 집을 설계하는 사람, 집을 짓는 사람, 집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건축가들이 먼저 형상을 구성하고 집이 지어지면 그 안에서 아름다운 삶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정 반대다. 여기 계신 조성룡 선생님이나 제가 지난 30~40년간 건축을 해오면서 얻은 결론은, ‘건축가들은 형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조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머릿속에서 무엇을 구성하기 전에 그 지역, 그 공간의 삶이 어떻게 조직되어 있고, 또 앞으로 무엇을 조직하려고 하는가를 묻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마련하는 것이 건축가인 것이다. 형상으로 드러나는 것은 그러한 작업의 결과일 뿐이다. 한편으로 건축가의 임무는 그와 같이 타인의 삶을 조직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책임이 무겁고 또 굉장히 위험한 직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건축가의 직업만이 아니라 불사라는 것도 결국은 우리들의 삶을 새롭게 조직하는 일이다. 불사를 할 때도 왜 조직해야 되는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등이 대단히 중요한 화두일 것이고 그러한 질문과 답에 공감하는 폭이 크면 클수록 제대로 된 불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삶이라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가 연계되어 있어서 복잡다단하다. 특히 실상사와 같은 경우는 한 사람이나 한 가정의 삶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천년이 넘은 고찰에서 절과 마을의 삶을 새롭게 조직한다고 하는 것이니 실로 만만한 일이 아니다. 연필부터 들고 뭔가를 그린다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다.
저희의 이런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면서 오늘은 그동안 함께 세미나를 하고 학생들과 마을조사를 하고 함께 공부한 결과를 그림으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때로는 지루하고 하품 나는 구석도 있겠지만 넓은 아량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실상사 일을 하면서 오히려 저희들이 많이 배웠다. 옛날에는 절은 그냥 절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절들은 ‘우리 절’이다. 그것은 절 그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절과 마을이 하나이다. 그래서 절이 마을이고 마을이 절이다. 산이 절이고 절이 산이고 산이 마을이다. 모든 공간들이 서로 연계되어서 어느 하나를 먼저라고 할 수가 없는, 그런 ‘우리 절’의 가치를 확실히 깨달았다. 이런 ‘우리 절’의 가치에 대한 정의는 매우 중요한 것이고 우리들이 정말로 깊이 바로 새겨야 되는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절의 불사라고 하는 것은 스님들이나 불교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시대정신을 담는 것이고 절 밖의 속세까지도 포함하는 그런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게 제대로 된 불사다. 저희는 실상사 세미나를 하면서 실상사와 산내면을 통해 이 시대에 절이 도대체 무엇인가 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특히 실상사는 구산선문 가운데서도 마을과 절이 함께 발전했었던 절이 아닌가 싶은데, 역사학자들도 그렇게 말을 한다. 세미나에서 계속 이야기되었던 마을이 절이고 절이 마을이라는 생각과 지난 제3차 세미나에서 김봉렬 교수가 제시한 ‘복원불사가 아니라 중창불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저희들도 깊이 공감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결합되어 실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산내면과 실상사에 대한 깊은 성찰과 조사가 전제되어야 했다.

 0-1 우리나라 불사에 대한 성찰과 방향 모색

 오늘 세미나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히 3차에 걸친 지난 세미나를 요약해 보겠다.
첫 번째 세미나는 불사라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큰 방향을 잡고자 한 것이었다. 단지 실상사 불사만이 아니라 불사가 무엇이며, 우리나라의 절 불사는 그동안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함께 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두 번째 세미나는 불사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는데 저는 이 날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곳 실상사가 아니고서는 우리나라의 어떤 세미나에서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대화들이 이루어졌다. 스님들의 삶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과 바람을 말하고, 마을과 절 사이에, 그리고 토착민과 귀농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펼쳐졌다. 바로 이러한 대화, 이러한 나눔, 이러한 논의야말로 실상사 불사가 갖고 있는 중요한 매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대화의 장을 펼칠 수 있는 것 자체가 실상사의 살아있는 힘 같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서로의 생각을 모아가는 이 과정이야말로 우리들이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인데, 두 번째 세미나에서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스님들이나 전문가가 서로 모여서 밀실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상사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서로 투명하게 터놓고 만나서 논의하는 장을 가져가는 것 자체가 실상사 불사의 첫 번째 불사였다. 저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것이 정말 만족스럽고 이러한 실상사불사에 동참한 것에 대해 정말 기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새벽 4시에 일어나 이곳 실상사까지 오는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그러한 말문을 편하게 터주신 약수터보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세 번째 세미나는 저희들이 그동안 조사한 것을 간단히 발표했다. 그날도 재경향우회장님, 지역의 청년분, 실상사 작은학교 학생 등 실상사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분들의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사찰공간에 대한 교리적 이해(김봉렬), 생태사찰(김재일) 등의 문제와 함께 실상사의 조경(정영선), 마을의 삶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금까지 진행된 세 차례의 논의는 이와 같이 각자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 내용적으로는 서로 연결되는 좋은 만남이었다. 저는 첫 세미나를 하려고 실상사에 왔을 때 가졌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산속에 있는 절이면서 평지사찰이고, 땅과 사람이 함께 가는 아주 상징적인 의미가 다가왔는데, 이게 실상사 불사의 의미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상사는 터가 산으로 에워싸여 있어서 실상사가 중심에 서있다. 사람이 서있으면 사람이 이 땅의 중심이다. 한걸음씩 걸을 때조차도 어디로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 우주의 중심, 땅의 중심에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실상사는 생명이 중심에 있는 장소, 생명이 끊임없이 중심에 놓이는 장소라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그림을 보면서 설명해드리도록 하겠다. 조성룡 선생께서 말씀을 해주시겠다.

 정기용 선생님께서 그간 세미나와 산내면 마을조사의 이유에 대해 잘 설명을 해주셨기 때문에 다 충분히 이해가 되셨으리라 생각한다. 저는 학생들과 함께 작업했던 그 동안의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 실상사만이 아니고 실상사와 산내면을 함께 조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직은 약간 미비하지만 제안을 덧붙였는데 확정된 안이 아니라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제안이니 그렇게 이해하시고 논의해주시면 고맙겠다. 아마 조금 전에 정기용 선생이 말씀하신 것을 상기하시면서 화면을 보시면 뜻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0-2. 실상사 불사의 정신과 의미

 실상사 불사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가?
 “절이 마을이고, 마을이 절이다” “실상사의 불사는 절과 마을의 소통으로부터 시작된다.”

 사실상 실상사의 불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오래전부터 변화의 출발점으로서 세상과의 소통을 통한 화해와 공존을 위해 “인드라망”과 “생명공동체”의 정신을 현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귀농학교는 생명불사, 희망불사이고, 작은학교, 화엄학림은 인재불사이고, 한생명은 마을불사, 공생불사, 그리고 소통의 고리로써 사부대중공동체를 이어가고 있다. 실상사는 천년고찰의 꿈과 구산선문 최초 가람의 정신을 이어 지리산 산내면에서 다시 한 번 소통의 고리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01. 실상사 중창불사의 범위

 1-1 공간적 범위
 1) 1차 범위
  - 실상사 경내 : 보광전, 약사전, 목탑 등과 외부 공간, 조경
  - 실상사 경외 : 접근로, 조경, 실상뜰, 해탈교, 출입구, 경계, 사하촌 등
  - 실상사 관련 시설 : 화림원, 약수암, 백장암, 서진암
  - 작은학교, 귀농학교

 2) 2차 범위
  - 산내면 실상사 주변마을 중 12개 마을
:    입석리, 백일, 원백일, 중기, 하황, 중황, 상황, 매동마을, 대정리, 장항리, 삼화리, 원천리

 1-2 시간적 범위
 1) 1단계 (단기계획)
    실상사 생태지도 만들기 : 1년~2년차
    중창불사의 방향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 / 마을과 실상사의 자연적, 인문적 연결고리 수집
    실상사와 마을의 소통을 위한 새로운 공간 구상 (커뮤니티 센터)

 2) 2단계 (중기계획)
  - 마을 만들기 마스터플랜 : 1년~5년차
  : 행복한 마을 만들기 밑그림, 실상사와 산내 마을의 네트워킹 수립
    마을의 불량요인 개선 및 살고 싶고 가고 싶은 마을 만들기
 - 실상사 경내, 경외 경관 회복 (조경, 생태 검토)

 3) 3단계 (장기계획)
  - 실상사 중창불사 마스터플랜 : 1년 ~ 5년차, ~ 10년 ~ 20년 ~ 30년 ~
  : 복원 및 창조 범위 방향 결정, 진입로 검토, 용재림 조성 검토
    실상사 외곽에 대한 발굴조사, 단계별 진행 체계 수립 및 중창불사 실행


 02. 실상사 생태지도의 목적 및 방향
 2-1 생태지도의 목적
 “생태지도는 실상사와 관련된 유형, 무형의 인자들을 찾아내 지도화 하고 그 인자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실상사 보기』를 새롭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고, 그것은 곧 삶의 역사지도인 것이다.”
 (생략)

 2-2 생태지도 연구의 방향
    생략

 03. 현황 조사
 3-1 조사 과정
    생략
 3-2 조사방향
    생략
 3-3 분석의 틀
    생략
 3-4.  1차 조사 내용 범위 : 실상사 주변 마을  및 실상사
      생략
 3-5.  1차 조사 내용 정리
      생략

 04. 생태지도 그리기
      생략

 05. 불사를 위한 구상들

 5-1 커뮤니티센터의 성격

 커뮤니티센터가 왜 필요한가. 그동안 토론에서 많이 나왔던 주제가 ‘소통’이었다. 또한 저희
도 마을조사를 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간 세미나를 통해 마을과 절을
이야기하면서 어떻든 산내면은 실상사와 역사를 같이 하고 있으며, 실상사 중창불사는 마을사람들과의 소통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일정 정도의 합의가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은 소통을 어떻게 촉진할 수 있을까가 과제로 등장한다.
 그렇다면 소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게 공간의 문제인지 장소의 문제인지 또는 프로그램인지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민을 해봤다. 만약 공간의 문제라면 산내면에는 이미 마을회관이 있고, 면사무소가 있고, 실상사 대중방이나 산내중학교, 실상사 작은학교, 산내초등학교, 한생명 등이 있다. 장소의 문제라면 마을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곳 등 위치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문제라면 주민들의 관심대상, 목적, 이유 등 마을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산내면의 문화적 특성
 그래서 산내면의 문화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불교문화는 당연한 것이겠고, 매동마을은 양반
문화가 엿보였다. 상황마을, 상중기 한옥마을 등에서 보이는 유교문화, 당산과 같은 민중의 무속문화, 목기나 옻칠, 한지, 염색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장인문화, 지금 벌어지고 있는 귀농학교, 작은학교, 한생명 등 시대적인 대안문화 등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크게 보면 문화적인 성격만 해도 복잡하고 다양한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잘 담아내면서 커뮤니티센터가 어떻게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커뮤니티센터 위치
 여기에 위치도 생각해보면 예전 작은학교 위치가 1차 검토지로 언뜻 떠오른다. 물론 선입견을 가지고 진행한 한계가 있겠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봤다.

 프로그램 검토
 만약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한가.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어야 한다. 어떤 분도 말씀하셨듯이 문화적인 면에서 부족함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문화공연장, 전시장, 도서관, 식당, 찻집, 회의실, 세미나룸, 천문대(별지기), 야외별밤극장, 인포센타, 문화교육장, 역사체험, 아카이브(마을과 실상사와 관련한 사진, 글, 그림 기타 보관), 공공미술, 대지미술, 불교미술, 놀이터, 족구장, 쉼터, 실상사 장터 같은 것이었다.

 컨테이너 하우스 제안
 : 장소만 있으면 바로 설치 가능, 확장성, 가변성, 이동이 용이, 비용 절감, 사용 후 매매 가능
 : 컨테이너처럼 보이지 않을 방법, 아이디어 구현 . 친환경재료 및 지속가능한 재료 접목

 그리고 이런 것을 구체화하기 위해 먼저 가정을 해봤다. 예전에 작은학교로 쓰이던 컨테이너 건물이 지금도 있는데, 이런 것들이 이용될 수는 없을까. 또는 컨테이너라는 게 농촌의 경관과 어울리는 것인가. 실제로 농촌에서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가 많이 보이는데 이것이 편하긴 하지만 과연 농촌과 맞는 것인가. 선정한 위치는 적당한 것인가 또는 적당한 위치는 있는가.

 그래서 이것을 검증해보기 위해서 작은학교로 쓰던 그 근처에 저런 컨테이너 몇 채로 쉽게 그런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랬을 때 어떻게 보일까. 또는 삭막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주변의 녹지나 농장의 경작지와 같은 성격으로 이것을 변모시키면 어떻겠는가. 시간의 개념을 나타내는 철판 같은 것도 쓸 수 있을까 그런 가능성도 고려해봤다.

 사실은 이러한 것들이 현재 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컨테이너가 단순히 산업 활동을 도와주는 것만이 아니라 창조적인 공간을 만드는 도구로서 많이 실험되고 있다. 오른쪽 맨 아래에 보이는 것은 최근에 서울에서 열린 디자인 올림픽에서 젊은 작가들이 자신들의 전시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것들도 참고할 수 있겠다. 그리고 컨테이너 자체의 공간만이 아니라 컨테이너의 조합을 통해 생긴 여백들을 다시 다른 공간으로 쓰는 것이다. 지붕을 덮으면 다른 공간으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조물을 연결해서 전체적으로 막힌 공간과 터진 공간을 같이 공유하고 그 사이공간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컨테이너의 위치를 바꾸면서 실제 필요한 기능과 나머지 부분의 여백을 같이 쓰는 방법도 있다. 이층으로 붙여서 쓰는 방법도 있다. 좀 거칠게 이야기를 드렸지만, 예를 들어 이런 간단한 구조물을 가지고 마을과 실상사에서 필요에 따라 시설들을 그때그때 구상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주민들이 만드는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학생들과 이야기했던 것 중에는 전체 마을에 하나씩 전부다 만들고 그것을 일정기간 쓰다가 어떤 때는 한 곳에 모아서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방법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을 논의를 위해 말씀드린 것이고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5-2 진입로 검토 및 외곽지역 조사의 필요성

 또 하나는 사찰의 진입로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처럼 개천을 건너와서 바로 직각으로 들어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리고 산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산이 천왕봉인데 그 방향으로 사찰의 축이 열려있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본다면, 좀 더 위쪽으로 올라가서 다리를 건너오는 것이 사찰의 전체적인 공간구성에 맞지 않겠는가.… 이런 문제들도 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요약하면, 현재는 진입로가 해탈교를 넘어 들어오는데, 좀 더 상류 쪽(마천 쪽)에서 실상사로 들어가게 하고, 나갈 때는 천왕봉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전체 실상사의 공간 배치로 봐서 적절하지 않겠는가 하는데, 예전에 실제로 이랬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고 있다.

 연구원에서 논의할 때 실상사 영역이라는 것을 좀 더 다르게 봐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이 있었다. 목탑지가 여기 있고, 약수암 올라가는 쪽으로 옛날에 건물이 있었던 기단이 보이는 것이 발견되어서 이런 것이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상사가 훨씬 큰 영역이 아니었겠나 하는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도 진입로의 변경이 설득력을 갖는다.


5-3 용재림 조성 검토

- 실상사 중창불사의 장기적 계획 차원에서 용재림 조성검토
- 생명운동으로서 나무심기. 나무를 심는 행위는 고귀한 의식
- 마을의 상징과 휴식 공간으로서 마을 숲 조성
- 마을 숲 :
- 천왕봉 축의 진입로 검토 시 가로수와 마을 숲 조성 검토

 실상사 중창불사의 장기적 계획 차원에서 용재림 조성을 검토해야 한다. 용재림의 조성 목표는 용재의 사용이겠지만, 이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생명운동으로서의 나무심기가 되고, 그것이 땅의 중요성을 좀 더 잘 인식하게 하는 고귀한 의식이 될 것이다. 또 마을의 상징과 휴식공간으로서 마을 숲을 조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물론 마을 숲으로 조성하려면 위치를 잘 생각해야 한다. 마을 진입로 변(동구 숲), 마을과 경작
지의 경계, 논과 들을 가로지르는 숲, 하천 숲, 동산 숲 등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마을 숲의 위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지금 흩어져 있는 마을들의 관계가 좀 더 잘 연결되고, 실상사와의 공간적인 연계도 더 긴밀해질 것이다. 만약 진입로가 천왕봉 쪽으로 생긴다면 가로수와 마을 숲을 함께 검토해서 전체적인 경관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작업이 될 것이다.


 5-4 마을 만들기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실천 과정으로서 마을 만들기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옛 마을의 흔적과 경관 요소들을 잘 보존하고, 불량 요인들은 개선하여 마을의 특장 점으로 승화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은 서울의 달동네나 불량 주거지에서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 경관을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공공미술을 도입하고 있다. 공공디자인은 디자인이 마을의 새로운 소통의 도구가 되고, 마을의 지속적인 소득 창출에 기여한다. 그런 것들의 일부가 여기에도 적용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다.

 이런 작업들은 창조의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을의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로서도 참조하면 좋겠다. 이런 작업들이 잘 되어 마을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작업으로 승화된다면, 실제로 좋은 경관이 만들어지고, 마을사람들의 자부심도 높아지고, 방문객들도 좋은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자라나는 지역 청소년들에게는 일찍부터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도 심어줄 수 있다. 결국 이런 것들이 종합되어 궁극적으로는 마을의 살아있는 표상이 되는 것이다.
 진안군에서 했던 마을 만들기 작업은 좀 더 진화한다면 유럽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는 ‘에코뮤지엄’도 가능하다고 본다. 에코뮤지엄은 생태박물관이 아니고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자연적이고 인공적인 환경을 문화적인 차원으로 올려놓는 작업이다. 궁극적으로는 산내면을 에코뮤지엄으로 만들자는 것이 저희가 주장하고 싶은 내용이다.


06. 중창불사 진행 체계 검토

 6-1 단계별 중창불사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을 다 하려면 앞으로 상당기간을 두고 단계별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거친 구상이지만 아래와 같이 단계를 구분해봤다.

 (표 생략 - 첨부 파일 참조)


 6-2 행정적 절차 검토

 행정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부분이 있을 텐데, 현재로서는 마을 만들기에 집중하는 단계라면 여기까지 가지 않고 충분히 먼저 시작할 수 있다.
  1)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2) 사전환경성검토 유무 3) 개발행위허가 4) 건축인허가

 6-3 예상비용 검토
      생략

 07. 사업추진 전략
      생략

 08. 에필로그

 불사를 왜 해야 하는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조금씩은 다 다를 것이다. 그 당위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저희들은 그간 여러 가지 논의를 통해 실상사와 산내면의 삶에 대해 배웠고, 그 논의의 흐름에 따라 ‘실상사 중창불사는 마을이 절이고 절이 마을이라고 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마을이 잘 되어야 절이 잘 되고 절이 잘 되어야 마을이 잘 된다. 잘 된다는 것은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다.
 저회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주민들이 마을에 사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촌마을에 사는 분들이 정체성이 있고, 자부심을 갖고 당당해지고, 마을에 사는 기쁨을 누리는 곳이 되어야 희망이 있다. 마을이 도시로 튀기 직전의 대합실이 아니라 정말 사람들이 신명나게 사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농촌이라고 해도 전국의 정보가 다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과 인프라만 갖춰주면 공부하고 만나고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농촌마을을 보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이 마을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수준은 어른들이 모여서 고스톱치고 국수 끓여먹고 쉬는 장소로 굳어져 버려서 어른들이 계시는 공간이지 마을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이는 사랑방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제 새롭게 기획하는 마을 커뮤니티 시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에서 구상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존 관행대로 하자면 건축가 불러야 하고, 몇 억씩 돈을 들여야 하는데, 이것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해보면 간편한 시설로 무수한 일을 콤비네이션 할 수 있는 세련된 장소를 만들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건축가들만이 아니라 마을의 인적자원이라든가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보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방법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이게 기반이 되어 커뮤니티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 것은 제가 순천, 진해, 서귀포, 제주, 정읍 등지에 작은 어린이도서관 건물 다섯 개를 설계한 바가 있는데, 그 도서관들이 잘 운영되면서 동네가 바뀌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책을 보니 엄마가 따라오고 엄마나 오니 아기가 오고 아기가 오니 할아버지도 오고… 그러면서 도서관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이 되고 있었다.
 저는 주민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하면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 어떤 식이냐면 뭐 하나 해보려고 하면 외국부터 나간다. 일본에 가보니 이렇더라, 독일에 가보니 이렇더라 하면서 사진 찍어오고 거기서 한 대로 해보려고 하는데 우리 실정과 다르다 보니 겉모양만 그럴 듯 했지 실제 마을의 삶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문제도 산내면에 있고 실상사에 있고, 해법도 산내면에 있고 실상사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작은 것들을 찾아내서 새롭게 조직하는 일, 그것이 저희들이 여러분과 함께 하면서 해드릴 수 있는 작은 공공서비스일 수 있겠다. 그래서 절에다 무엇을 하는 것보다 절에 계신 분들과 마을에 계신 분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거기에 힘을 써보자. 그래서 커뮤니티센터를 만드는 것이 절 공간 내에 무엇을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함께 했던 것이다.
 아마도 절에 중창불사를 한다고 하면서 커뮤니티센터를 짓겠다고 하면 다 미친 짓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는 미친 짓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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