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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법문 | [삶의 창] 21세기의 꿈, 세월호의 기적 ⑥ / 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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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상사 작성일15-05-21 23:09 조회2,3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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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5.5.16


[삶의 창] 21세기의 꿈, 세월호의 기적 ⑥ / 도법


친구야

열흘 후면 붓다의 생일이네. 일반적으로 생일날엔 선물을 하는데 붓다가 흐뭇해할 선물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2500여년 전 인도 땅이 아니고 오늘 한국 땅, 지금 여기에 있다면 붓다 그는 무엇을 할까.

친구야

지난해 이즈음이었네. 그때도 같은 물음으로 붓다의 생일을 맞았네. 현실적으로 몸은 실상사에서 연등을 달고 있었네. 하지만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과 아픔, 두려움과 절망의 맹골수도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네. 천년 묵은 목탑지에 앉아 초점 잃은 눈으로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 친구들과 온갖 이야기들을 나누었네.

“붓다는 어떻게 했을까. 마냥 슬픔에 잠겨 있지만은 않았을 거야. 온화하지만 냉철한 눈으로 현실을 직시했을 거야. 긴 호흡으로 아이들의 희생이 값지게 되는 그날까지 줄기차게 세월호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거야. 온 국민과 함께 일으켰던 따뜻하고 거룩한 첫 마음으로 대중들의 손을 잡고 천일기도, 천일순례, 천일이야기마당을 펼쳤을 거야 등등.”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가슴속 바람들을 주절주절 풀어놓았었는데 그때의 편린들을 열거해 보았네. 돌아보니 벌써 1년이 되었네. 나름 붓다의 마음으로 세월호 화두를 풀어 보려고 궁리해 왔는데 한걸음도 나가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네. 여전히 그때의 물음으로 붓다의 생일을 맞게 되었으니 참으로 죄송스럽게 되었네.

친구야

아무리 헤아려 봐도 붓다가 흐뭇해할 생일선물은 세월호 화두를 잘 풀어내는 일이라고 여겨지네. 그밖의 그 무엇도 붓다가 좋아하는 선물이 될 수 없겠다는 판단이네. 적어도 당신의 제자라면 반드시 사회적 한이 녹아내리고 아이들의 꿈이 피어나는 세월호가 되도록 길을 열기 위해 헌신해야 붓다께서 제자로 인정할 듯하네. 그런 문제의식으로 지난 1년간 잘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짚어 보았네. 대표적으로 세월호의 기적에 대해 글 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네. 누군가는 대통령과 정부를 호통치지 않는 글은 집어치우라고 욕을 보내왔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곳곳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도록 다양하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힘이 된다는 믿음이네.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것이 희생을 값지게 하는 확실한 길임을 의심치 않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눈에 번쩍 뜨이는 것이 있었네. 바로 유승민 의원의 국회연설이네. 정부여당 원내대표의 연설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네. 자네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핵심을 짚어 보겠네.

“아픔을 함께하고 진심으로 애도한다. 반드시 한이 풀리도록 정부 약속 지킨다. 부끄러운 줄 알기에 정치적 이용 안 한다. 진영의 벽을 넘어 통합의 길을 간다. 대통령도 같은 마음이니 정부와 국회가 나선다.”

참으로 눈물겹도록 반갑고 고마운 일이네. 대통령, 정부, 여당이 모범을 보일 터인데 무엇이 안 되겠는가. 저분들이 자신감을 갖고 나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환영하고 격려했으면 하네.

그리하여 온 국민이 함께 이쪽저쪽 내편네편의 벽을 넘어 세월호의 한이 풀리고 희망찬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는 큰 길을 열어가면 좋겠네.

 
그렇게 한다면 붓다의 생일선물로도 최고라고 여겨지네. 유족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가장 희망찬 소식일 것이네. 국민적 지혜와 마음이 모이는데 풀지 못할 문제, 이루지 못할 꿈이 어디 있겠는가. 제발 온 국민이 함께 일으킨 세월호를 향한 뜨거운 첫 마음으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진영의 벽을 허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네. 유승민 의원의 발언이 그 불씨가 되길 빌고 또 비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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