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전환 지리산 만일결사 2차 천일정진
17번째 100일 기도 일일법문은 광주 선덕사 주지 담준스님의 법구경입니다.

17번째 100일 기도 기간 : 2024.11.7 - 2025.2.14  기도동참하기


일일법문사람들은 우리가 보고 듣고 먹고 걷고 하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자체가 참된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3월 11일 오늘은 #1000일+725일차입니다.

【문명전환 지리산 만일결사(2차 천일정진)】



25. 


사람들은 우리가 보고 듣고 먹고 걷고 하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자체가 

참된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죽자사자 매달려온 것이 있다면 직접 확인해보라. 

당신 스스로를 내어주고, 기적 같은 일상을 내어주고 매달려온 그것이 과연 그럴 만한 것이었는지.


- <도법스님의 신심명 강의>, 64쪽 -




평범한 일상이 참된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는 대부분의 순간은 애석하게도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입니다. 


아프면, 아프지 않을 때가 얼마나 건강했는지, 몸의 기능을 상실하면, 그 전이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했는지 바로 알게 됩니다. 


2017년 가을, 북미 갈등이 고조될 때,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며 세월호가 지나간 뱃길을 따라 서해안의 마을과 마을을 이어 걷는 '청년희망순례'를 했습니다. 


미군 사격장 피해를 입은 화성 매향리,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정부와 물리적으로 충돌했던 평택 대추리 외에도 소멸의 위기를 겪는 많은 시골 마을을 걸었습니다. 


순례 이전에는 생명평화를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유토피아 같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순례를 통해 생명평화는 우리가 공기처럼 자연스레 누리고 있던 지금 여기의 평범한 일상임을 오감으로 경험했습니다. 


제대로 알고보니, 생명평화는 지금 여기서 본래붓다로 살아갈 때 바로 실현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일상은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고, 그 이상으로 내가 원하는 더 극적이고 특별한 것이 실현되어야 즐겁고 행복한 인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애석하게도 그 검토되지 않은 기대와 추구는 지금 여기의 불만족, 끝없는 갈망과 좌절을 불러옵니다.   


실상을 있는그대로 보면, 유형무형의 모든 존재가 어울려 지금 이 순간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평범한 일상의 진리입니다. 


우리가 힘써 매진해야 할 일은, 내가 원하는 것이 이뤄지도록 모든 것을 걸고 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진리를 잘 알고, 주어진 일상을 잘 소화하여 진리에 맞게 어울림을 살아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