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30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 첫기도날에 발표한 복효근 시인의 시
약 속
- 복효근
좌최된 곳은 진도 앞바다가 아니었다
내 가슴 속이다 내 목구멍이다
숨을 쉴 때마다 거대한 스크류가 허파를 휘젓는다
침몰한 것은 배가 아니었다
뱃전에 휘날리던 태극기
반만년 역사가 잠기어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대한민국이 수장되어가는데
우리가 외칠 수 있었던 말은
움직이지 마라, 가만 있으라
복종하면서 죽어가라는 말뿐이었다
그런 우리들에게
피어나지도 못한 채 수장되는 꽃몽오리들이
마지막으로 외치는 소리
-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하지 마라
더 이상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우리들을
더 이상 사랑하지 마라
차라리 저주를 퍼부어다오
너희는 꽃으로
꽃의 나라로 가지만
이렇게 우리는 저주의 시간 속에
지옥의 파도를 숨쉬고 있구나
그 날 이후 바다 위에 뜨는 별은
너희들의 눈망을
온 바다에 밀려오는 파도소리는
- 사랑해요, 사랑해요
너희들의 목소리
탐욕으로 찌들어버린 가슴들을 씻어내라고
그래서 뒤에 올 억만 년을 새로 쓰라고
사랑해요 사랑해요
파도로 밀려오는구나
잊지 않으마
다시 쓰마 다시 세우마
사랑한다 사랑한다
2014.8.30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 첫기도날에 발표한 복효근 시인의 시
약 속
- 복효근
좌최된 곳은 진도 앞바다가 아니었다
내 가슴 속이다 내 목구멍이다
숨을 쉴 때마다 거대한 스크류가 허파를 휘젓는다
침몰한 것은 배가 아니었다
뱃전에 휘날리던 태극기
반만년 역사가 잠기어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대한민국이 수장되어가는데
우리가 외칠 수 있었던 말은
움직이지 마라, 가만 있으라
복종하면서 죽어가라는 말뿐이었다
그런 우리들에게
피어나지도 못한 채 수장되는 꽃몽오리들이
마지막으로 외치는 소리
-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하지 마라
더 이상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우리들을
더 이상 사랑하지 마라
차라리 저주를 퍼부어다오
너희는 꽃으로
꽃의 나라로 가지만
이렇게 우리는 저주의 시간 속에
지옥의 파도를 숨쉬고 있구나
그 날 이후 바다 위에 뜨는 별은
너희들의 눈망을
온 바다에 밀려오는 파도소리는
- 사랑해요, 사랑해요
너희들의 목소리
탐욕으로 찌들어버린 가슴들을 씻어내라고
그래서 뒤에 올 억만 년을 새로 쓰라고
사랑해요 사랑해요
파도로 밀려오는구나
잊지 않으마
다시 쓰마 다시 세우마
사랑한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