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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문명전환 지리산 만일결사 제 19차 백일회향과 제 20차 입재법회 후기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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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만일결사 1900일 회향, 2000일 입재_스케치      - 세연정 법우님


* 첫 만남

 

8월의 끝자락이고, 가을의 두 번째 절기인 처서도 일주일이나 지난 시기이지만 더위는 여전합니다. 에어컨도 없는 선재집에 7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땀을 뻘뻘 흘리고 앉았습니다. 8월 30일-31일에는 지리산 만일결사 1900일 회향 및 2000일 입재법회를 하였습니다. 2020년6월에 시작한 기도가 벌써 6년! 2000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천일기도 시작 때의 마음이 떠오릅니다. ‘천일동안 기도하는 마음으로 잘 살아서 좀 더 나은.. 아니, 훨씬(!) 나은 존재로 거듭나야지!’하며 몰래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천일이 지나고, 또 한 번의 천일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얼마나 변했을까요? 더딘 걸음이지만 함께하기에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던 그 소중한 도반님들이 지금 여기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여러가지를 배우러 왔습니다. 오자마자 배우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위를 참는 법.^^”

“올 때마다 스님, 신도님들이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어서 친정에 오는 느낌입니다.”

“이런 기회가 있어 스스로에게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만일기도를 끝까지 함께해보고 싶습 니다.”5236afa062314.jpg

“만일결사 참여 후 삶의 순간순간을 좀 더 정성스럽게 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선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이 모인 곳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회주스님(도법스님)께서는 모인 분들의 인사 및 소감을 들으신 후 “좋은 마음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들이 잘 키워지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함께 기도하는 것이 자신에게는 좋은 마음을 내는 계기가 되고 도반에게는 좋은 자극이 됨을 느꼈습니다. 이 마음들이 스스로를 바꾸고 널리 퍼져 세상의 변화도 불러올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마중물 강의_ 신상환박사님의 [보행왕정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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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동안 단톡방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의 메신저가 되어주신 신상환박사님이 마중물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신박사님은 100일동안 매일 아침,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듯, 불법 한 조각씩을 전해주셨는데요, 그 내용은 [보행왕정론] ‘제1선취안락품’입니다. 용수보살이 친구였던 왕에게 했던 조언 모음집으로, 불법에 기초한 이야기라 시공간을 넘어 저희에게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것이 자랑인 실상사…”라는 말로 시작을 연 신상환박사님은 이 날 강의에서는 [보행왕정론]의 몇몇 구절을 뽑아와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안시(眼施)’에 대한 내용입니다. ‘보시’라고 하면 주로 물질적인 것을 주는 걸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최고의 보시, 혹은 보시의 완성은 재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눈빛(眼施/안시)’을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안시, 혹시 해보셨나요? 상대에게 다정한 마음이 없으면 결코 안시를 행할 수 없습니다. 상대가 좀 마음에 안 들어도 마음 단단히 먹고 다정스런 마음을 낼 때, 비로소 안시가 가능합니다. 무척이나 어렵지만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보시, 여러

분도 한 번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녁 프로그램

 

저녁프로그램은 1)생명평화백대서원 절명상과 마음나누기, 2)좌선, 3)신상환박사님과 법담, 4) 스님과의 차담, 5)약사전 기도 이렇게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수행 맛집^^). 저는 생명평화백대서원절명상 프로그램에 들어갔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살짜기 엿볼까요?

“100번의 절명상을 하면서 중간중간 잡념이 떠올랐지만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젊었을 때는 천배도 거뜬히 했는데 지금은 쉽지 않다. 그래도 오늘 백배를 한 나를 칭찬하고 싶다.”

“백대서원절명상에 ‘이웃’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나는 ‘이웃’이라는 개념이 희미하다. 2년이나 같은 곳에 살고 있지만 알고 지내는 이웃이 하나도 없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이웃이되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백대서원절명상을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마음에 걸리는 문장이 많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알게 된 만큼 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걸리는 문장이 많이 없져서 편안하다.”

“메시지를 들으니 내 삶이 모두 생명평화에 위배되는 삶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절을 했다.”

“한 구절 한 구절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절하려고 했다. 마지막 구절(내가 밝힌 생명평화의 등불로 온 누리의 생명들이 진정으로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발원하며 백번째 절을 올립니다.)을 들을 때는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났다.”

“평소 무릎이 아파서 절은 못하고, 대신 매일 약사경을 읽고 생명평화백대서원절명상을 20-30구절씩 읽는다. 절명상 구절들이 아주 구체적이기 때문에 마음에 와닿아서 읽고 있다.

모든 구절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체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일 백대서원절명상을 했었는데 2년 전부터는 무릎이 아파서 못하고 있다. 대신 향을 사르고 사경을 하고 있다. 사경을 하는 것도 참 좋다.”

소감나누기 시간은 자기 고백의 시간이자 자기 성찰의 시간이었고 각자의 수행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꾸준히 절, 사경 등 각자의 기도를 해가고 있다는 것이새삼 놀라웠습니다. 매일 하루의 한 때를 고요히 자기 성찰과 성장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극과 힘이 되었습니다. 나도 성실하게 나름의 공부를 이어가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한편,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도반이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모임을 마치기 전, 회주스님께서 백대서원절명상 탄생배경과 의미, 절명상을 잘 하는 법에 대해 들려주셨습니다.

백대서원절명상은 불교적인 내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범종교시민사회 사람들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다종교사회입니다. 모든 종교가 다 들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종교 사람들이 다 함께 할 수 있도록 내용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은 불교인이 생각해도, 기독교인이 생각해도, 이슬람교도인이 생각해도 다 함 께 할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백대서원절명상에 있는 내용의 관점과 사고방식을 가지면 지구촌 어디 가서든 시민으로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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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00이라는 숫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108배는 108번뇌를 전제로 해서 하는 것입니다. 반면 100이라는 숫자는 완전함을 상징합니다. 108은 문제(번뇌)가 있으니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참회)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 100은 생명 하나하나가 다 완성된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안운동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존재들이 모두 완전하다는 각성을 가지고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고,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100이라는 숫자를 쓴 것입니다. 불교문화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한 문제의식도 하나 있고, 다른 하나는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생명평화백대서원절명상은 문사수(聞思修) 수행이 포함되어 있다. 문(聞)은 메시지를 잘 듣는 것입니다. 사(思)는 들은 내용을 거듭 사유음미하는 것입니다. 수(修)는 사유음미해서 이해되고, 공감된 내용이 삶으로 실현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구체적인 실천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문사수 수행방법으로 절명상을 하면 바람직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듣는 것입니다.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끼어들면 안 됩니다. 메시지를 들으면 오로지 그 메시지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메시지를 듣는데 자꾸 다른 생각들을 끌고 와서 뒤섞어 버리면 제대로 바람직하게 백대서원절명상을 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메시지를 들을 때는 오로지 듣는 데에만 집중해야 하고 음미할 때는 음미하는 것만 해야 합니다.

이렇게 잘 듣고 음미하면 집중력이 생깁니다. 집중력이라는 것은 안정감과 동요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는 힘을 말합니다. 이런 것이 있어야 실제 삶에 있어서 힘이 생깁니다. 잘 듣는다, 깊이 음미한다, 잘 실천한다. 이 세 가지가 생활화되면 어디서도 다 통하게 됩니다.

 

*별빛 아래 탑돌이

 6208bbfdd1094.jpg밤 9시, 멀리서 온 손님들은 이 제 그만 자러가…지 않았습니다.^^ 어두운 경내를 밝히는 등불을 하나씩 손에 들고 탑돌이를 했습니다. 약사여래불을 온 마음을 다해 염송하며…. 손에 든 등불은 마치 지상에 내려온 붉은 별처럼 아름다웠습니다. 무척 아름답기는 했지만 과연 우리의 이 작은 걸음과 염송이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주시듯 회주스님께 서 마무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는 부처님이 가신 길을 잘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일결사를 하고 있습니다. 미혹을넘어 깨달음의 길을 열어가기 위해 좋은 마음을 모아 탑돌이를 했습니다. 탑돌이가 무슨 힘이 있을까 싶지만, 인간은 행위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지금 미혹의 문명은 넘어 깨달음의 문명을 이루자는 마음으로 탑돌이를 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만큼 우리가 그 길을 만든 것입니다.“

 

*2일차_ 실상사 둘러보기와 입재법회

 

2일차 일정은 아침 6시 30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예불을 올리고 생명평화백대서원 절명상으 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8시 30분에는 덕산스님의 안내로 실상사를 꼼꼼히 둘러보았습니다. ‘두두물물이 부처 아닌 것 이 없다’는 말이 있지요. 스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실상사 곳곳에 만생명 행복하기를 바라는 부처님의 염원이 깃들지 않은 곳이 없는 듯했습니다. 경내 곳곳의 장소, 장소에 발길 닿을 때마다 나도 그 마음 한 자락 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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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에는 2000일 입재법회가 있었습니다. 입재식에 참석한 사람들로 선재집이 꽉 차는 바람에 서서 법문 듣는 사람, 땅바닥에 앉아 법문을 듣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날 법문에서는 불교의 핵심 개념인 ‘중도’를 구체적인 삶과 연결시켜 이야기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들께서는 가사장삼을 수하고 법회에 참석하셨습니다. 하지만 에어컨이 없는 선재집,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선재집은 무척 더웠죠. 그래서 회주스님께서는 스님들께 “날이 더우니 가사를 벗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더우니 옷 벗음)이 바로 중도적으로 한 것이라고 합니다. 반면 중도적이지 않은 사례로는 청법가를 통해 법문 청하는 예를 올렸는데 이어서 회주스님께 또 인사 올린 것을 들었습니다(인사를 했는데 또 함).

39db39a76b7c8.jpg이렇게 ‘중도’란 지금 서 있는 현실에 입각해서 관찰사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불교교리를 모른다 하더라도 많은 경우 불교적 관점과 태도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불교 공부가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유명한 ‘독화살’ 비유를 통해 중도적으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독화살을 맞게 되면 그 화살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독의 성분이 무엇인지 따지기에 앞서 우선 독화살을 뽑고 봅니다. 이것이 바로 중도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주 쉽죠?55b7325674400.jpg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직면하는 태도를 ‘중도’라고 합니다. 중도적으로 하면 우리가 부닥치는 여러 가지 현실문제도 적절하게 풀 수 있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일찍이 그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중도)’을 찾느라 6년 동안 죽도록 고행하셨지만 우리는 어려울 것이 없다고 합니다. 왜? 부처님께서 알려주셨으니까! 그러니 중도의 길을 잘 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살면 깨달음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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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휴휴당에서 멀리서 오신분들을 배웅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1)생명평화백대서원 절명상과 마음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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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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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상환박사님과 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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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님과의 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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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약사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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