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휴당 편액을 모신 후 확 달라진 풍경
10월 19일 실상사 템플스테이관인 휴휴당 마당에서 <휴휴당 편액모심 법회>를 열었습니다.
법회에서 휴휴당 편액 제작에 참여한 작가들, 스님들, 총감독은 이번 휴휴당 편액 제작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나누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어찌나 귀한 지혜의 가르침이던지 법회는 “문자반야에 대한 야단법석”을 방불케 하였습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담진스님께서 사부대중을 대표하여 <부처님께 아뢰는 글>을 낭독했습니다.
사부대중 뜻을 모아 이곳 이름을 ‘휴휴당(休休堂)’이라 한 뜻을 밝히니,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이 쉬고 쉬고 또 쉬시라!
내려놓고 비우고 털어내고 가벼워지시라!
이곳에 오는 모든 이들, 참된 자유와 평화에 이르기를 바람입니다.
저희 그러한 발원으로 휴휴당 편액을 정성껏 모시고 부처님게 아뢰오니,
자비하신 부처님을 뵙고 마음이 편안해지듯
이 편액을 보는 이마다 번뇌를 내려놓고 평화로움에 깃들게 하소서.
여기 오시는 모든 인연들에게 부처님 지혜광명의 길을 밝혀주소서.
문자반야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수지행 불사위원의 경과보고에 이어 드디어...
휴휴당 편액을 세상에 선보이는 제막식!
회주스님을 비롯하여 사부대중을 대표하는 분들이 힘차게 제막을 해주셨습니다.

주지 승묵스님은 인사말씀을 통해 오늘 휴휴당 편액 모심법회가 “단순히 건물의 이름을 다는 행사가 아니라, 실상사가 추구해온 불교공동체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고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강조하며 2009년 실상사가 선언한 <불사10조>를 소개했습니다.
이어 “오늘 편액을 모신 ‘휴휴당’이 그 이름처럼 모든 이가 지친 마음, 참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몸과 마음의 아픔을 쉬게 하고, 생명의 이치를 배우며 평화에 다가서는 공동체의 도랑이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휴(休), 나무와 사람의 조화”
글씨를 쓰신 서예가 다천(茶川) 김종원 선생은 작품에 담긴 뜻과 제작 과정을 밝혀주셨습니다.
선생은 “글씨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사유와 생명의 형상"이라면서 "‘휴휴당’ 세 글자는 쉼과 기쁨, 그리고 생명의 순환을 담으려고 했다"고 밝히면서 ‘휴휴당’이라는 이름의 의미부터 짚어주셨습니다.
“‘휴’는 단순히 쉰다는 뜻을 넘어 아름답고, 넉넉하고, 검소하며, 물러남과 평안함을 아우르는 글자이다. ‘나무(木)’와 ‘사람(人)’이 결합해 나무 그늘 아래 쉬는 사람을 뜻하지만, 저는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것을 함께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으로 보았다.”
선생은 이러한 해석이 “템플스테이 공간으로서의 ‘휴휴당’이 지향하는 ‘머무름과 성찰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한자와 한글의 조화로운 병행
이번 현판에서는 한자와 한글이 함께 쓰였습니다. 선생은 “두 글자를 모두 한자로 쓰기보다 가운데 글자를 한글로 변형해 조화를 시도했다.”면서 “형태적으로는 서로 상대되는 균형과 율동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휴’의 글자 모양은 고대 문자 ‘낙(樂)’의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웃는 모습, 그것이 바로 즐거움의 상징”이라는 해석이었습니다. 즉 “획의 율동감을 통해 즐거움의 몸짓과 목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김각한 각자장은 “글씨에 담긴 마음과 순간의 기운까지 새기려면 글씨를 쓴 사람의 기분과 의도, 획의 생명감(비백)까지 읽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각자를 할 때 ‘이 획을 살릴까 죽일까’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는데, 휴휴당 글씨는 그중에서도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라, 흰머리가 더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휴휴당 글씨에서 스토리와 유머, 위트가 있는 작가의 개성을 느끼며 즐겁게 작업했다"고 합니다.

실상사 문자반야프로젝트의 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동국 선생은 전 예술의 전당 서예전시 기획자 35년 근무에 현재는 경기도박물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35년간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서예전시 기획자로 일했고, 우리 나라의 왠만한 서예전시는 다 봤지만 오늘처럼 "글자가 부처님처럼 귀하게 모셔지는 자리는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오늘의 행사야말로 문자반야의 의미를 실감하는 자리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글씨가 전시장 안에만 머물지 않고, 사찰 전체가 글씨로 이루어진 박물관으로 실상사가 가꾸어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도법스님은 “오늘 이 자리가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그러나 참으로 고맙고 신비한 자리”라며 “수행과 참선만 중시하던 흐름 속에서 문자와 경전의 의미를 소홀히 한 경향이 있다. 문자반야프로젝트를 통해 불교가 잃어가고 있던 보물 하나를 되찾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님은 이어 “문자반야는 단순히 글자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지혜를 깨닫는 길”이라며 “불교에는 문자반야·관조반야·실상반야의 세 가지 반야가 있는데, 그 중 문자반야는 지혜의 씨앗이 담긴 말씀을 되새기며 깨달음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순서는 아름다운 음성공양, 축가시간입니다.
실상사 마야합창단의 '삼학의 향', 그리고 살래마을우주합창단의 '살래마을 우주나무'와 '천년의 품속에서'이 울려퍼지며 축하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마을절 실상사로서 잘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더 깊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템플바라지 감로우 법우님이 낭송한 <휴휴당 편액모심 발원문>
이 휴휴당이 잘 사용되는 것이 또한 두루두루 공덕을 회향함이니,
우리 휴휴당이 ‘쉬고 또 쉬는 집’이라는 그 이름처럼 잘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휴휴당이 삶의 길에서 지친 이들에게 온전한 쉼터가 되게 하소서.
이곳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숨을 고르는 곳이 되게 하소서.
‘휴우~’ 거친 숨을 내려놓고, ‘휴우~’ 안도의 숨을 쉬면서,
자신의 깊고 고요한 숨에 머무는 참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바쁘게 달리느라 나를 돌보지 못한 이들이 온전히 ‘나’에 머물게 하소서.
어제의 후회와 불안 대신 ‘지금 이 순간’의 충만함을 누리게 하소서.
본래붓다 본래자유 본래평화의 삶에 젖어들게 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빛으로 환하게 밝아져,
이 세상에 평화의 빛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실상사 문자반야 프로젝트’가 단순한 시각적 전시를 넘어, 불교의 언어적 유산을 새롭게 되살리고, 교리와 수행, 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불교문화운동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오후 2시에는 축하공연도 있었지요.
‘인도 전통음악 드루빠드 콘서트’도 주민들이 선재집 강당을 가득 채운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스승의 허락이 있어야만 된다는 연주회.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연주자와 연주자, 연주자들과 관객이 함께 숨을 고르면서 완성되는 콘서트라고나 할까요?

오전 오후 긴 시간 동안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사부대중과 마을식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휴휴당 편액을 모신 후 확 달라진 풍경
10월 19일 실상사 템플스테이관인 휴휴당 마당에서 <휴휴당 편액모심 법회>를 열었습니다.
법회에서 휴휴당 편액 제작에 참여한 작가들, 스님들, 총감독은 이번 휴휴당 편액 제작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나누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어찌나 귀한 지혜의 가르침이던지 법회는 “문자반야에 대한 야단법석”을 방불케 하였습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담진스님께서 사부대중을 대표하여 <부처님께 아뢰는 글>을 낭독했습니다.
사부대중 뜻을 모아 이곳 이름을 ‘휴휴당(休休堂)’이라 한 뜻을 밝히니,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이 쉬고 쉬고 또 쉬시라!
내려놓고 비우고 털어내고 가벼워지시라!
이곳에 오는 모든 이들, 참된 자유와 평화에 이르기를 바람입니다.
저희 그러한 발원으로 휴휴당 편액을 정성껏 모시고 부처님게 아뢰오니,
자비하신 부처님을 뵙고 마음이 편안해지듯
이 편액을 보는 이마다 번뇌를 내려놓고 평화로움에 깃들게 하소서.
여기 오시는 모든 인연들에게 부처님 지혜광명의 길을 밝혀주소서.
문자반야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수지행 불사위원의 경과보고에 이어 드디어...
휴휴당 편액을 세상에 선보이는 제막식!
회주스님을 비롯하여 사부대중을 대표하는 분들이 힘차게 제막을 해주셨습니다.
주지 승묵스님은 인사말씀을 통해 오늘 휴휴당 편액 모심법회가 “단순히 건물의 이름을 다는 행사가 아니라, 실상사가 추구해온 불교공동체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고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강조하며 2009년 실상사가 선언한 <불사10조>를 소개했습니다.
이어 “오늘 편액을 모신 ‘휴휴당’이 그 이름처럼 모든 이가 지친 마음, 참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몸과 마음의 아픔을 쉬게 하고, 생명의 이치를 배우며 평화에 다가서는 공동체의 도랑이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휴(休), 나무와 사람의 조화”
글씨를 쓰신 서예가 다천(茶川) 김종원 선생은 작품에 담긴 뜻과 제작 과정을 밝혀주셨습니다.
선생은 “글씨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사유와 생명의 형상"이라면서 "‘휴휴당’ 세 글자는 쉼과 기쁨, 그리고 생명의 순환을 담으려고 했다"고 밝히면서 ‘휴휴당’이라는 이름의 의미부터 짚어주셨습니다.
“‘휴’는 단순히 쉰다는 뜻을 넘어 아름답고, 넉넉하고, 검소하며, 물러남과 평안함을 아우르는 글자이다. ‘나무(木)’와 ‘사람(人)’이 결합해 나무 그늘 아래 쉬는 사람을 뜻하지만, 저는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것을 함께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으로 보았다.”
선생은 이러한 해석이 “템플스테이 공간으로서의 ‘휴휴당’이 지향하는 ‘머무름과 성찰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한자와 한글의 조화로운 병행
이번 현판에서는 한자와 한글이 함께 쓰였습니다. 선생은 “두 글자를 모두 한자로 쓰기보다 가운데 글자를 한글로 변형해 조화를 시도했다.”면서 “형태적으로는 서로 상대되는 균형과 율동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휴’의 글자 모양은 고대 문자 ‘낙(樂)’의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웃는 모습, 그것이 바로 즐거움의 상징”이라는 해석이었습니다. 즉 “획의 율동감을 통해 즐거움의 몸짓과 목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김각한 각자장은 “글씨에 담긴 마음과 순간의 기운까지 새기려면 글씨를 쓴 사람의 기분과 의도, 획의 생명감(비백)까지 읽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각자를 할 때 ‘이 획을 살릴까 죽일까’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는데, 휴휴당 글씨는 그중에서도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라, 흰머리가 더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휴휴당 글씨에서 스토리와 유머, 위트가 있는 작가의 개성을 느끼며 즐겁게 작업했다"고 합니다.
실상사 문자반야프로젝트의 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동국 선생은 전 예술의 전당 서예전시 기획자 35년 근무에 현재는 경기도박물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35년간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서예전시 기획자로 일했고, 우리 나라의 왠만한 서예전시는 다 봤지만 오늘처럼 "글자가 부처님처럼 귀하게 모셔지는 자리는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오늘의 행사야말로 문자반야의 의미를 실감하는 자리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글씨가 전시장 안에만 머물지 않고, 사찰 전체가 글씨로 이루어진 박물관으로 실상사가 가꾸어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도법스님은 “오늘 이 자리가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그러나 참으로 고맙고 신비한 자리”라며 “수행과 참선만 중시하던 흐름 속에서 문자와 경전의 의미를 소홀히 한 경향이 있다. 문자반야프로젝트를 통해 불교가 잃어가고 있던 보물 하나를 되찾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님은 이어 “문자반야는 단순히 글자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지혜를 깨닫는 길”이라며 “불교에는 문자반야·관조반야·실상반야의 세 가지 반야가 있는데, 그 중 문자반야는 지혜의 씨앗이 담긴 말씀을 되새기며 깨달음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순서는 아름다운 음성공양, 축가시간입니다.
실상사 마야합창단의 '삼학의 향', 그리고 살래마을우주합창단의 '살래마을 우주나무'와 '천년의 품속에서'이 울려퍼지며 축하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마을절 실상사로서 잘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더 깊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템플바라지 감로우 법우님이 낭송한 <휴휴당 편액모심 발원문>
이 휴휴당이 잘 사용되는 것이 또한 두루두루 공덕을 회향함이니,
우리 휴휴당이 ‘쉬고 또 쉬는 집’이라는 그 이름처럼 잘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휴휴당이 삶의 길에서 지친 이들에게 온전한 쉼터가 되게 하소서.
이곳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숨을 고르는 곳이 되게 하소서.
‘휴우~’ 거친 숨을 내려놓고, ‘휴우~’ 안도의 숨을 쉬면서,
자신의 깊고 고요한 숨에 머무는 참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바쁘게 달리느라 나를 돌보지 못한 이들이 온전히 ‘나’에 머물게 하소서.
어제의 후회와 불안 대신 ‘지금 이 순간’의 충만함을 누리게 하소서.
본래붓다 본래자유 본래평화의 삶에 젖어들게 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빛으로 환하게 밝아져,
이 세상에 평화의 빛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실상사 문자반야 프로젝트’가 단순한 시각적 전시를 넘어, 불교의 언어적 유산을 새롭게 되살리고, 교리와 수행, 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불교문화운동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오후 2시에는 축하공연도 있었지요.
‘인도 전통음악 드루빠드 콘서트’도 주민들이 선재집 강당을 가득 채운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스승의 허락이 있어야만 된다는 연주회.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연주자와 연주자, 연주자들과 관객이 함께 숨을 고르면서 완성되는 콘서트라고나 할까요?
오전 오후 긴 시간 동안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사부대중과 마을식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